
MZ세대 중심으로 확산되는 ‘물성 기부’ 현상
2025년 국내 기부 시장에서 주목받는 새로운 트렌드가 있다. 바로 ‘굿즈(goods) 연계 기부 캠페인’이다. 기부자들이 단순한 금전적 후원을 넘어 기부 행위와 연관된 실질적인 물건을 소유하거나 감각적인 경험을 통해 나눔에 참여하려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기부의 증표가 되는 굿즈를 제작·판매하고 수익금을 기부하거나, 인플루언서와 크리에이터들이 자체 제작한 굿즈 판매 수익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기부하는 형태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왜 ‘기부 굿즈’에 마음이 움직이는가
전문가들은 이러한 트렌드 부상 배경으로 현대 소비문화와 기부자들의 심리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먼저 기부의 ‘물성적 매력’과 소유욕이다. 기부자들은 기부 행위에 대한 유형의 증표로서 굿즈를 소유함으로써 기부에 대한 만족감을 높이고 소속감을 느끼며,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두 번째는 MZ세대의 굿즈 소비 문화 확산이다. 아이돌, 캐릭터, 브랜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굿즈를 구매하고 소유하는 데 익숙한 MZ세대가 기부 영역에서도 유사한 경험을 추구하며, 의미 있는 굿즈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인플루언서와 크리에이터의 영향력 확대, 그리고 팬덤 경제다. 인플루언서나 크리에이터가 직접 제작하거나 캠페인에 참여해서 선보이는 굿즈는 팬덤에게 높은 소장 가치를 지닌다. 이러한 굿즈 판매 수익금을 기부하는 행위는 팬들에게 스타와 함께 선한 영향력을 실천한다는 동기를 부여하며 적극적인 구매로 이어진다.
네 번째는 ‘가치소비’ 트렌드와의 연계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소비 행위가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바라며, 기부와 연계된 상품이나 굿즈를 구매하는 것을 ‘의미 있는 소비’ 또는 ‘가치소비’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성공 사례로 본 굿즈 연계 기부의 힘
카카오톡 ‘기브티콘’ – 일상 속 자연스러운 기부 참여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카카오톡의 ‘기브티콘(Give-ticon)’이다. 사용자들이 일상 대화에서 즐겨 사용하는 이모티콘 구매를 통해 자연스럽게 기부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카카오톡 사용자가 ‘기브티콘’으로 지정된 이모티콘을 구매하면, 카카오가 건당 일정 금액(수어 기브티콘의 경우 1000원)을 기부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모인 기부금은 카카오의 사회공헌 플랫폼 ‘카카오같이가치’를 통해 관련 공익 단체나 특정 캠페인에 전달된다.
이 캠페인은 출시 이후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갖고 싶었던’ 이모티콘을 구매하는 일상적인 소비 행위가 별도의 노력 없이 ‘의미 있는’ 기부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사용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소액으로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과 자신이 구매한 이모티콘이 사회에 좋은 일로 이어졌다는 사실에서 오는 만족감이 주요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는 디지털 굿즈를 매개로 기부의 문턱을 낮추고 참여를 유도하는 효과적인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캐릭터 활용 기부 캠페인의 가능성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기부 캠페인도 주목받고 있다. 캐릭터의 친근함과 스토리텔링을 통해 기부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참여를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러한 캠페인은 인기 캐릭터의 SNS 채널을 통해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를 제작·연재하고, 이를 통해 독자들의 공감을 얻어 자연스럽게 기부의 필요성을 알리고 참여를 독려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캐릭터를 활용한 스토리텔링 방식의 캠페인은 일반적으로 참여자들에게 더욱 부드럽고 감성적으로 다가갈 수 있어 긍정적인 반응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굿즈 연계 기부의 과제와 발전 방향
굿즈 연계 기부는 모금 과정에 재미를 더하고 참여율을 높이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굿즈 자체의 매력에만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기부의 본질적인 의미가 희석되거나 상업적인 활동으로 비춰질 위험도 존재한다.
따라서 굿즈의 디자인이나 품질뿐만 아니라, 그것이 전달하고자 하는 기부 메시지와의 깊이 있는 연관성, 그리고 판매 수익금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가 매우 중요하다.
굿즈는 기부의 목적이 되기보다는, 기부를 기억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며 나눔 문화를 확산하는 긍정적인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굿즈 제작 과정에서의 윤리성(친환경 소재 사용, 공정무역 제품 활용 등)을 고려하거나, 굿즈 판매 수익금이 실제로 사회 문제 해결에 어떻게 기여하는지에 대한 명확하고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동반될 때 더욱 의미 있는 캠페인으로 발전할 수 있다.
새로운 기부 패러다임의 형성
‘물성’을 활용한 기부와 굿즈 연계 캠페인은 기부를 더욱 매력적이고 기억에 남는 경험으로 만들고 있다. 단순한 금전적 지원을 넘어, 손에 잡히는 굿즈나 특별한 경험을 통해 기부자들은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 가치를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특히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내고 소유를 통해 만족감을 얻는 MZ세대에게 매력적인 기부 방식으로 작용하며, 기부 문화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2025년 기부 트렌드 大해부] 시리즈를 마치며…
지난 열 편의 기사를 통해 우리는 2025년 대한민국 기부 트렌드의 다채로운 얼굴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기부 감각’의 부상에서부터 ‘체험형 기부’, ‘임팩트와 투명성 강화’, ‘MZ세대의 자기주도성’, ‘팬덤 기부’, ‘ESG 연계 사회공헌’, ‘온라인 소액기부’, ‘기술 혁신’, ‘로컬 기부’, 그리고 ‘물성을 활용한 기부’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트렌드들은 독립적으로 존재하기보다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참여 중심, 가치 지향, 관계 기반, 기술 혁신’이라는 새로운 기부 패러다임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2025년의 기부는 과거의 일방적 시혜에서 벗어나, 기부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며, 기부 단체 및 수혜자와의 관계 속에서 신뢰를 구축하고, 기술을 통해 이러한 과정을 더욱 효과적이고 투명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 사회의 나눔 문화가 더욱 성숙하고 따뜻한 모습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앞으로도 기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