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뉴스네트워크 goodpress
착한뉴스네트워크 goodpress

 

지난 달 9일, 여의도 한강공원 이벤트광장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소외계층돕기 제10회 행복한 가게 마라톤 대회’가 열린 까닭이다. ‘행복한 가게 마라톤 대회’는 대한생활체육연맹이 주관하는 기부문화 캠페인으로, 대회 참가비 전액을 소외계층 아동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참가비는 종목에 따라 상이하며, 종목은 ‘하프, 10km, 5km, 5km 걷기;로 구성되어있다. 참가자들이 지급한 참가비는 추후 장학금 지급내역 및 대회 운영비 지출내역 등을 통해 사용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등 투명하게 운용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또한, 이번 대회는 마라톤과 같은 신체 활동을 기부와 연계함으로써, 시민들의 건강 증진과 기부문화 확산이라는 사회적 효과를 동시에 이룬 캠페인이라는 평이다.

기자는 4월 9일 열린 위 대회에 직접 참가하였다. 이는 기자가 평소 런닝을 즐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나의 행위의 방향을 옮겨 사회적으로 또다른 효과를 낼 수 있음에 굉장한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대회 당일 현장에서 만난 타 참가자들에게서도 이러한 마음가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전국 각지의 크고 작은 런닝 크루들이 단체 자격으로 참가하였으며, 가족 단위 혹은 친구들끼리 모인 것으로 보이는 참가자들, 평소 개인적으로 달리기를 즐기는 듯한 개인 참가자들 등 다양한 참가자 양상이 보였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공통적인 참여 동기가 있었다. 사적인 영역에서 즐겨 왔던 달리기를 통해 도덕적인 일까지 할 수 있다는 만족감이 그들을 그 자리에 서게 한 것이다. 한편, 참가자들의 적극적인 대회 참여에 불을 지핀 또다른 요인이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참가 신청 시에 본인의 기부금이 지급될 소외계층 장학생을 직접 고를 수 있다는 점이다.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장학금 수혜 예정자들의 사연을 살펴보고, 이들 중 한 아동을 특정해 결연을 맺을 수 있다. 이는 생각보다 큰 심리적 효과를 가져다준다. 만약 참가자들이 그저 참가비 명목의 기부금을 내는 것에 그쳤다면 이들은 자신이 기부를 했다는 자각조차 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추후 기부금 사용내역을 확인한다고 하더라도 그중 자신이 낸 기부금의 행방을 구체적으로 알기는 어렵기 때문에 기부행위를 와닿게 느낄 수는 없다. 하지만 수혜자를 특정하는 방법을 취할 경우, 도움을 주는 자와 도움을 받는 자 사이에 일종의 유대감이 형성될 수 있다. 이는 일방적인 유대감이지만 기부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기부 행위에 더욱 큰 책임감을 부여하고 캠페인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되도록 주목하게 하는 효과를 낳는다.

종합해보자면, ‘행복한 가게 마라톤 대회’는 앞으로 기부문화가 활성화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해준다. 기부 캠페인은 단순히 일회적인 동정심에만 의존해서는 결코 효과적일 수 없으며, 기부자들의 일상과 결부되었을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기부는 근대 이전의 구휼의 의미로 해석되어서는 안된다. 기부문화는 좀더 사회적 책임감을 지닌 상호 연대의 문화로서 정착할 필요가 있다. 소외계층을 나와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으로 전제하지 말 것, 이들의 소외에 대한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쌓도록 할 것, 그리고 그러한 마음을 일상 속에서 실천할 방법을 제공할 것. 이것이 바로 바람직한 기부문화가 지녀야 할 요인들이다. 그러한 점에서 ‘행복한 가게 마라톤 대회’는 기부 캠페인의 모범적인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10회라는 짧은 개최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캠페인이지만 앞으로의 귀추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이다. 더불어, 이번 대회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림에 따라 이와 유사한 시스템을 가진 기부 캠페인에 대한 관심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라톤 대회의 현장 열기는 뜨거웠다. 벚꽃이 만발한 날씨와 더불어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모인 사람들의 마음이 어우러진 까닭일 것이다. 전문적으로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 가볍게 운동 삼아 나온 사람들 등 저마다 다양한 목적을 가졌지만 달리는 걸음마다 드는 마음은 같았다. 내딛는 걸음 걸음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이웃과 함께하는 순간이라는 생각 말이다. 이러한 캠페인을 알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말하고 싶다. 봄기운을 핑계 삼아 한 번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개인적인 충만함을 얻을 수 있음은 물론, 각자의 작은 움직임이 생각보다 큰 사회적 물결을 만들어 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