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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 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대쯤에 거리를 걷다보면 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이 직장으로 돌아가면서 대부분 손에 커피 한잔 씩 들고 걸어가는 모습을 흔하게 보게 된다. 언제부터 이렇게 커피가 우리 일상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음료가 되었을까? ‘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 일’처럼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차’ 마시는 것을 일상의 한 부분으로 여기는 문화가 있었는데 언제부터 ‘차’ 대신 ‘커피’를 즐겨 마시게 된 것 일까? ‘차’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 자료를 찾아보다가 ‘티마스터(tea master)-티의 역사, 테루아, 티테이스팅’이라는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차’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녹차를 떠올리는데 ‘차’의 종류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것을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세계적인 티 소믈리에 4인이 공동 집필한 책으로 ‘차’에 대한 여러 가지 지식과 정보가 백과사전처럼 정리 되어 있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티마스터’는 전 세계 티 산지에서 활동하는 티 산지 전문가라고 한다. 즉 티마스터는 각 산지에서 활동하는 전문 재배인, 티 생산 전문가, 티 전문 경매인을 총칭하는 용어이며, ‘티소믈리에’는 전 세계 산지를 돌아다니면서 각 산지의 티의 역사, 재배종, 생산 과정, 생산 환경 등을 파악하고 티테이스팅을 통해 티별 품질과 특징 등을 감별하여 전 세계의 소비지에서 티 산업계를 이끌어가는 전문가라고 한다.

티(tea)는 전 세계 최고의 음료이며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마시고 있다. 수천 년에 걸친 역사와 함께 다양한 문화와 융합되고 전통 양식으로 발전되었기에 오늘날 티의 세계는 너무도 광대하여 결코 단순하게 그리고 완벽하게 정의될 수는 없을 듯 하다.

기원전 1세기부터 기록된 중국 최고의 약학서인 <신농본초경>에서는 티가 “눈을 밝게 하고, 몸에 기쁨을 주는”특성이 있다고 그 의학적 효능을 처음으로 언급하였다. 중국에서는 당, 송, 명의 주요 세 시대를 거치면서 티 문화가 발전하였으며, 티는 아주 오래전부터 거래되어 온 무역상품이었는데 특히 윈난성이나 쓰촨성의 지역에서 대량으로 생산된 티는 오늘날 티베트의 수도인 라싸지역까지 북쪽으로 운송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훗날 ‘티로드(Tea Road)의 시초인데 길이만 약 1500km에 이르는 위험한 무역루트였다고 한다.

차나무는 진달래목 차나뭇과 30속 가운데 하나인 동백나무속의 상록수로 오늘날 공식적으로 기록된 동백나무속의 차나무 200종 중에서도 오직 카멜리아 시넨시스(Camelia sinensis) 종만이 티를 생산하는데 사용된다. 차나무의 원산지는 중국 윈난성 시솽반나 지역으로 수많은 야생 차나무들이 오래전부터 자생하고 있다. 오늘날에는 차나무가 북위 43도와 남위 27도 사이의 5대륙에 걸쳐 재배되고 있다.

영국의 식물학자 로버트 포춘이 19세기 중반에 차나무의 재배에 관한 비밀을 알아내기 전에는 유럽인들은 녹차와 홍차가 각기 다른 품종의 차나무에서 생산된다고 믿었다. 오늘 날의 사람들은 대부분 녹차와 홍차가 자연 상태의 찻잎이 산화 과정을 통해 색과 맛이 변화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산화는 찻잎의 세포가 파괴될 때 반응하는 효소 즉 산화효소에 의해 일어나는데 이 효소는 산소와 함께 반응하면서 찻잎의 산화를 더욱더 촉진한다. 이 산화 과정을 다양한 종류의 티로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이다.

티에는 6대 분류가 있는데, 백차(white tea), 녹차(green tea), 황차(yellow tea), 우롱차(oolong tea), 홍차(black tea), 보이차(Pu er tea) 이다. 우롱차와 보이차는 중국의 6대 티 분류에서는 각각 청차와 흑차에 속한다. 티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중국, 녹차 대국인 일본, 우롱차 왕국인 타이완, ‘영국 홍차’의 발상지인 인도, 이 4개의 국가에서 오늘 날 가장 많은 티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들 나라 이외에도 스리랑카, 네팔, 베트남, 동아프리카의 해안국들이 티를 생산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하동, 보성, 제주 지역에서 티를 주로 생산하고 있지만 그 양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티를 규칙적으로 마시면 혈관의 탄성이 증가하고 혈관 벽이 튼튼해지면서 관상동맥계 질환의 발생률도 낮출 수 있고, 당류와 지방이 흡수되는 속도를 줄여 고혈압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티 안에 들어있는 폴리페놀 성분은 항암효과까지 있다고 한다. 티의 좋은 효능들에 대해서는 아직도 새로이 밝혀내야 할 것이 많다고 하니 티의 특성과 효능은 매우 방대한 것 같다. 이런 이유로 각 티들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치료제가 되기도 하고 즐거움을 주는 음료가 되기도 하니 알면 알수록 티의 세계가 신비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