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극복 기획 - 착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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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을 유치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부모의 일자리·주거까지 연결한 함양군의 지역소멸 대응

지방에서 아이들이 줄어들면 학교가 문을 닫고, 학교가 사라지면 가족이 지역을 떠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경남 함양군 서하면에서도 인구 감소와 학생 수 감소는 지역의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함양군은 이 문제를 단순히 학교의 학생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풀지 않았습니다.

지역의 작은 학교인 서하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이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동시에 학부모의 일자리와 주거, 지역공동체 형성을 지원하면서 학교를 하나의 교육시설이 아니라 지역에 새로운 가족을 불러오는 거점으로 활용한 것입니다.

학생이 줄면 학교가 사라지고, 학교가 사라지면 가족도 떠난다

농촌지역에서 학교는 단순한 교육기관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가족에게 학교가 가까이 있다는 것은 거주지를 선택하는 중요한 조건이 될 수 있고, 학교는 지역 주민이 만나고 관계를 형성하는 생활공간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학생 수가 계속 줄어 학교가 폐교되면 젊은 가족이 지역에 정착할 이유가 하나 더 사라질 수 있습니다.

함양군 서하면 역시 인구 감소와 학생 수 감소라는 농촌지역의 현실에서 자유롭지 않았습니다.

서하초등학교를 둘러싼 지역의 고민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

그리고 함양군은 그 질문을 “아이를 키우는 가족이 이곳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게 할 것인가?”로 넓혔습니다.

서하초를 중심으로 시작된 작은학교 살리기

서하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추진된 사업은 학생을 학교로 유치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안정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동시에 학부모가 지역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주거와 일자리 등 정착 기반을 함께 마련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학교를 살리기 위해서는 학생이 필요하지만, 학생을 데려오기 위해서는 부모가 함께 이주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교육정책과 인구정책을 별개의 문제로 보지 않고 교육·주거·일자리를 하나의 묶음으로 연결한 것이 서하초 사례의 핵심입니다.

이는 기존의 농촌 인구 유입 정책과도 다른 접근입니다.

단순히 청년 개인이나 귀농·귀촌인 한 명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를 둔 가족 전체가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아이에게는 학교, 부모에게는 일자리와 주거

가족이 지역으로 이주하려면 학교만 좋아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부모가 생활비를 벌 수 있는 일자리가 있어야 하고, 가족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주거공간도 필요합니다.

서하초를 중심으로 한 지역 활성화 전략은 이러한 현실을 정책에 반영했습니다.

교육환경 개선과 함께 학부모의 일자리와 주거 문제를 함께 살피고, 새로운 주민들이 지역사회에 자연스럽게 정착할 수 있도록 공동체 형성을 지원했습니다.

결국 하나의 정책 안에 아이의 교육, 부모의 경제활동, 가족의 주거, 지역의 관계 형성이라는 서로 다른 문제가 연결된 셈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지방소멸 대응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인구를 단순히 ‘몇 명 늘리는가’가 아니라 ‘어떤 가구가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가’라는 관점으로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한 명이 아니라 ‘가족’이 들어오면 지역의 모습도 달라진다

서하초 사례에서 주목할 부분은 인구 유입의 단위입니다.

지역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한 명의 청년이라면 주거와 일자리 문제가 핵심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녀를 둔 가족이 이주한다면 필요한 조건은 훨씬 다양해집니다.

학교와 보육, 주거, 부모의 일자리, 생활편의시설, 지역사회와의 관계까지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서하초를 중심으로 한 함양군의 접근은 바로 이 지점을 겨냥했습니다.

학교를 살리는 일이 곧 가족의 정착을 돕는 일이 되고, 가족의 정착은 다시 지역공동체를 유지하는 기반이 되는 구조입니다.

이 때문에 서하초 사례는 작은학교 살리기를 넘어 농촌지역의 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하나의 지역 모델로 주목받았습니다.

학교가 지역의 ‘정착 플랫폼’이 될 수 있을까

서하초 사례가 던지는 또 하나의 질문은 학교의 역할입니다.

일반적으로 학교는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인식됩니다.

하지만 인구 감소 지역에서는 학교가 지역사회와 연결되는 거점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고, 부모가 지역에서 일하고, 가족이 마을에서 생활하며, 주민들이 서로 관계를 맺는다면 학교는 교육공간을 넘어 지역의 생활 기반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방식이 모든 농촌지역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학교의 규모와 지역의 산업구조, 주거환경, 교통 여건, 일자리 등 지역마다 조건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서하초 사례에서 참고할 부분은 특정 사업을 그대로 복제하는 것보다 지역의 학교를 인구정책과 지역경제, 주거정책을 연결하는 출발점으로 바라본 접근법에 있습니다.

‘아이를 데려오는 정책’에서 ‘가족이 살아가는 정책’으로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구를 늘리는 것만큼 사람이 계속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함양군 서하초 사례는 그 출발점을 ‘아이’에서 찾았습니다.

학교에 아이가 오려면 부모가 함께 와야 하고, 부모가 오려면 일자리와 주거가 필요합니다. 가족이 지역에 정착하려면 다시 지역사회와 연결될 수 있는 공동체가 필요합니다.

결국 하나의 학교를 살리는 문제에서 출발해 교육 → 가족 → 일자리 → 주거 → 공동체로 정책의 범위를 확장한 것입니다.

이는 앞선 1~3편의 사례와도 연결됩니다.

의성이 청년에게 일자리와 주거·보육을 연결하고, 신안이 지역의 자연자원을 주민소득으로 연결했다면, 대구 중구는 쇠퇴한 원도심의 공간을 다시 생활공간으로 바꾸려 했습니다.

그리고 함양은 학교를 중심으로 가족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조건을 연결했습니다.

지방소멸 대응에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역이 가진 자원과 문제에 따라 출발점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출발점을 사람들의 실제 생활과 연결하는 것입니다.

다음 5편에서는 전남 곡성군 사례를 통해 기본소득과 드론 등 미래산업을 결합해 ‘지역에서 얻는 소득’과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일자리’를 함께 고민한 방식을 살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