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 무더위쉼터부터 기후보험·AI 예측까지…지역 여건에 맞는 폭염 대응 확산

2026년 여름,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데서 나아가 취약계층을 위한 목욕탕 개방, 폭염으로 인한 소득 감소를 보전하는 기후보험, AI와 드론을 활용한 사전 예측까지 지역의 여건에 맞는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7월 12일 전국 지자체의 폭염 대응 사례를 담은 ‘폭염 피해 저감 및 취약계층 관리 우수사례집’을 배포했습니다. 사례집에는 무더위쉼터와 폭염 저감시설, 취약계층 안전관리, 신기술 활용, 민관협력 등 4개 분야의 사례가 담겼습니다.

이번 사례에서 눈에 띄는 점은 ‘폭염을 견디는 공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역 주민의 생활 방식과 취약한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대응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위를 피하는 공간도 주민의 일상에 맞게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에 이동식 대피공간인 ‘해피소’를 설치해 시민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대전 유성구는 독서와 휴식을 함께 할 수 있는 북카페형 스마트쉼터를 조성했습니다. 단순히 냉방시설을 이용하는 공간이 아니라 주민들이 머물며 일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폭염 대응을 확장한 사례입니다.

전주시는 유휴공간을 활용한 ‘전주함께라면 쉼터’를 개방해 지역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처럼 폭염 대응 공간은 공공시설뿐 아니라 지역의 유휴공간과 생활공간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가장 더운 날, 더 취약한 사람을 살피다

폭염은 모든 사람에게 같은 위험으로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특히 쪽방촌 주민이나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처럼 냉방시설을 충분히 이용하기 어렵거나 폭염으로 직접적인 경제적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보다 세심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부산시는 쪽방촌 주민을 위해 사우나를 ‘희망목욕탕’으로 지정하고 야간에도 개방했습니다. 폭염 속에서 취약계층의 위생과 건강을 함께 고려한 대응입니다.

제주도는 폭염으로 작업이 중단된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의 임금 손실을 보전하는 ‘기후보험’을 도입했습니다.

폭염 대응이 단순한 온도 관리에서 벗어나 건강과 주거, 노동과 소득까지 살피는 사회안전망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AI와 드론도 폭염 대응에 활용

첨단기술을 활용한 폭염 대응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울산시와 경상북도는 드론을 활용해 농경지를 예찰하며 폭염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에 사전 대응하고 있습니다.

대구시는 AI 기반 폭염예측모델을 활용해 폭염 상황을 예측하고 있으며, 경기 부천시는 영상 송출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그늘막을 통해 폭염 행동요령을 실시간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역할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것을 넘어 위험을 미리 파악하고 피해를 줄이는 예방 중심의 재난관리에 기술이 활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역마다 다른 폭염, 지역마다 다른 해법

전국의 폭염 대응 사례를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된 해법만으로는 지역의 다양한 상황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광장에는 이동식 대피공간을 마련하고, 주거 취약지역에는 목욕탕을 개방하며, 유휴공간은 주민 쉼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농촌에서는 드론과 같은 기술을 활용하고, 폭염으로 생계에 영향을 받는 노동자를 위해서는 경제적 지원책을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폭염 대응에서 중요한 것은 ‘더위를 피할 곳’을 하나 더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누가 더 위험한지, 무엇이 필요한지 지역의 상황을 살피는 것일 수 있습니다.

행정안전부의 이번 우수사례집이 전국의 지자체에 공유된 것도 이러한 지역별 대응 경험을 다른 지역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입니다.

기후변화로 폭염이 일상적인 위험이 되어가는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위를 견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안전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지역에서 찾아내고 서로 나누는 일일 것입니다.

착한신문은 앞으로도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 가운데 우리 생활을 조금 더 안전하고 따뜻하게 만드는 사례를 찾아 소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