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기자단 윤서현 기자] 역사 돋보기: 일제의 탄압 속 언론은 어떠했나

 

일제 하의 여러 신문들(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에 대하여 역사학계에서는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 첫째는 그들을 ‘민족지’ 로 보고 신문이 군중을 계몽하여 민족운동에 있어 중요한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관점이다. 반면에 신문이 친일에 앞장서서 황국 신민화를 부추기고 내선일체를 교묘하게 조장하여 친일 성향을 보였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세 번째는 전자와 후자의 경우를 융합한 것이다. 일부 연구자들은 당대의 시대적 상황으로 인하여 불가피하게 타협하며 친일의 족적을 남겼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민족주의적이었던 양면성을 띈다고 주장한다.

출판 경찰은 민족 언론의 출판의 자유 등을 억압하는 보통 경찰의 일종이다. 그들이 수행한 출판 검열의 대표적인 예시는 1931년에 있었던 만주사변과 이로 인해 촉발되기 시작한 전란의 징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한 수단이었다. 당시 정부는 각종 출판물에 대하여 ‘발매 및 반포 금지’ 처분을 내렸는데, 이외에도 정치적,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안이 발생했을 때 정부가 이에 대한 보도를 통제하기 위해서 ‘질서문란’을 명분으로 ‘발매반포금지’ 명령을 내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출판 경찰은 일본 정부가 정치적으로 불리한 사안 혹은 반정부적인 시각이 대중에게 유포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행정적 도구로 이용되었던 것이다.

검열 분야 중에서도 신문 검열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아 검열의 주된 대상은 신문이었다. 출판경찰이 검열을 통하여 내린 행정처분은 주로 ‘발매반포금지’에 한정되어 있었으나 통제령은 점차 세분화되어 기타 조치들이 추가되는 모습을 보였다. 출판업자들의 실질적인 이해관계와 일제의 정치적 이득이 융합되어 출판경찰이 체계화되는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일제는1930년대 말부터<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매수 교섭에 나서 은근히 두 신문의 자발적인 폐간을 종용하였다. 이후 1940년에는 조선총독부의 고위 간부였던 미츠하시 고사부로가<동아일보> 사장 백관수와 고문 송진우, <조선일보> 사장 방응모를 불러들여 직접 폐간을 요구하였다. 미츠하시는 두 사람에게1940년 2월 11일(일본의 건국기념절)까지 두 신문을 폐간하여 <매일신보>와 통합하라고 지시하였다.

강요의 의미가 내포된 요구를 받은 두 신문은 나름대로 방안을 모색하였다. 특히 <동아일보>는 폐간을 막기 위하여 무척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는데, 미츠하시가 강요한 직후 송진우는 일본에 건너가 총독부 고위관료들의 모임인 조선중앙협회의 주요 인물과 접촉하였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두 신문사의 폐간은 건국기념절 이후까지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였다.

그러나 1940년7월, 일제는 신문을 통제가격 이상으로 판매하여 법률을 위반하고 이익금을 개인 명의로 저축하여 이 중 일부를 보성전문학교에 대여해서 탈세 등을 저질렀다는 이유를 들어<동아일보>의 주요 간부들을 구속하였으며 비밀결사 조직을 시도하였다는 혐의를 내세우기도 하였다. 결국 일제의 압력을 이기지 못한<동아일보>는 7월 26일에 폐간을 최종 결정했고, <조선일보>도 뒤따라 폐간되었다.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탄압 정책들에 따라, 신문들의 논조가 변화한 대표 사례는 중일전쟁 발발 직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논조가 이전과 달라진 사례를 들 수 있다. <동아일보> 와 <조선일보> 는 중일전쟁의 성격을 언급하며 전쟁의 일차적인 책임은 중국에 있고, 일본은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하여 부득이하게 전쟁에 나서게 되었다는 사설을 게시하였다. 이 같은 논조는 일제의 선전정책을 그대로 따른 것으로서, 이후에도 두 신문은 일본의 승전 소식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움직임을 보이며 친일 행위라고 비판할 만한 행보를 시작했다.

일제는 중일전쟁 발발 이후 내선일체론에 근거한 황국신민화 정책을 실시하고, 병참기지론에 기반하는 전쟁 동원 체제의 구축을 서둘렀다. 조선인들의 효과적인 전시 동원을 위하여 일제는 지속적으로 전쟁의 성격과 목적을 정당화하는 시도를 해야만 했다. 이러한 일제의 움직임에 대하여 두 신문은 거의 순응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고, 일부 상황에 대해서만 소극적인 반대 또는 침묵을 표현했다.

궁극적으로, 일제의 탄압은 민족을 계몽하려던 언론의 행보를 저지시켰을 뿐만 아니라 몇몇 언론이 친일 또는 방관자적인 논조를 띄게끔 만들었다. 특히 일제가 실시하였던 신문사 통폐합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전두환 정부의 독재 정치 시대에도 또다시 실시되었으니, 언론이 국가의 정치적 방향에 대하여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민주주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여실하게 나타낸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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