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기자단 서지현 기자] 여성의 인권 침해는 사소한 것부터 시작되었다

 

인권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어왔습니다. 그중에서도 여성은 낮은 사회적 지위에서 오늘날 남성과 비교적 동등한 사회적 지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여성들은 고대서부터 남성들에 의해 많은 차별을 받아왔습니다. 여성들은 정치 및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없었고, 남성의 소유물로 여겨져 전리품 취급을 받기도 하였으며, 중세에는 마녀사냥 등 비인격적 대우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18세기 후반에 이르러서는 계몽사상이 퍼져나가면서 여성들에게도 점차 ‘평등’의식이 생겨나게 되었는데, 그들은 남성중심 사회에 반기를 들고, ‘평등’을 부르짖었습니다. 그들은 여성의 정치참여야 말로 남성중심사회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여성참정권운동을 시작하였습니다.
현재 21세기에도 여전히 여성의 인권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반면, 여성에 대한 차별이 아닌 남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로 인해 논란이 된 일도 있습니다. 편입준비생이 여성만 가는 여대, 약대가 남녀차별, 평등권 침해임을 주장하며 헌법 소원을 청구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그 학생의 주장이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여대와 관련된 문제는 단순히 남녀차별이 아닌 사회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문제라는 것입니다. 여자대학들은 6.25전쟁을 거치며 약 60년 이상 여성이 상대적으로 교육에서 불이익을 당하던 시절, 여성이 약사로서 교육받을 수 있게 한 학교의 건학이념을 존중하고 참작해야 한다는 게 헌법재판소의 시각입니다. 경쟁률이 높은 수능과 PEET시험에서는 서울에 있는 대학들 중 여성만 입학할 수 있다는 학교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남성에겐 불이익으로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헌법재판소에서 발표한 것처럼 역사적 가치는 결코 무시할 수 없으며 여자대학이 존재한다는 이유으로 청구인의 입학 가능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여성의 인권은 언어적으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앞서 말한 ‘여대’처럼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남녀를 굳이 구분하며 차별까지 이르게 되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우리는 흔히 일상 속에서 여교사, 여검사, 여판사, 여의사, 여교사라는 단어는 어색해하지 않지만 남교사, 남검사, 남의사라는 말은 좀 어색해합니다. 언어의 세계는 논리의 세계와 조금 다릅니다. 논리의 세계에는 빈칸이 없지만 언어의 세계에는 빈칸들이 존재합니다. ‘간호사’라는 단어는 여전히 우리의 머릿속에는 간호사는 여성이라는 의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런 표현들은 과거의 이데올로기를 담고 있습니다. 즉 교사라는 직업은 남성의 직업이고, 간호사라는 직업은 여성의 직업이라는 직업관에 대한 고정관념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경향신문에 의하면 남녀불평등이 여전히 깊다고 하며 ‘미망인’이라는 용어가 아직도 많이 쓰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미망인’이라는 표현이 갖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그 이후에도 참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여러 번 지적했습니다. 미망인은 남편이 죽고 홀로 남은 아내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사전에도 이미 올라가 있는 말입니다. 미망인이라는 단어의 유래는 ‘춘추좌씨전’의 몇 곳에서 이 단어가 발견되는데, 모두 남편을 잃은 아내가 자신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었습니다. 중국의 순장제도를 배경으로 하며 남편이 죽으면 당연히 따라 죽었어야 하는데, ‘아직’ 따라 죽지 못하고 살아남은 죄인이라는 뜻에서 남편을 잃은 사람이 자신을 낮추어 미망인이라고 표현한 데서 유래한 말입니다. 이 말의 뜻으로 안다면 타칭으로 누군가를 그렇게 부르는 것이 얼마나 어이없는 일인가, 얼마나 폭력적인 일인가에 소름이 끼칠 것입니다. 미망인이 담고있는 이데올로기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한다면, 결코 미망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여성이 경제적 약자이며 의존적 존재로 인식되었기에 발생한 것입니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늘어나서 여성이 경제적으로 독립성을 획득하게 된다면 전쟁을 통해 남편을 잃은 사람들의 집단을 굳이 묶어서 표현할 필요가 없어지게 될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미망인의 대체 표현을 고민할 것이 아니라, 미망인이나 과부라는 표현을 왜 굳이 가지고 있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가족 구성원 중 하나를 잃게 되면 남은 가족은 ‘유가족’이 됩니다. 모두를 유가족으로 표현하되 그보다 세부적인 내용을 밝히고 싶다면 고인의 남편, 아내, 딸, 아들 등과 같이 표현하는 방향이 우리가 더 지향하는 방향과 맞을 것입니다. 언어 표현 문제는 우리가 항상 사용하는 언어인만큼 특히 더 주의하고 누군가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곱씹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성은 생물적인 이유로도 인권을 침해받고 있습니다. 신경과학자 사라 매케이의 말에 의하면 생물학을 근거로 남녀를 구분하는 성과 사회문화적인 특성으로 남녀를 구분하는 성이 밀접하게 얽혀서 쉽게 풀리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오늘날까지도 역사적으로 여성의 뇌는 부족하다거나 남성의 뇌보다 생물적으로 열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이는 여성을 연구하는 사례가 적은 이유입니다. 페미니스트 연구자들은 남성중심적 사회에서 여성의 몸에 대한 생각은 대체로 항상 남성들의 편익에 종사하는 ‘정치적 과정’을 거쳐 사회적으로 구성되며 그 관념들은 ‘남성 지배를 재강화하는 강력한 도구’가 되어 왔음을 밝혀왔습니다. ‘월경의 정치학’의 저자 박이은실은 이들이 공통되게 주목하거나 중요하게 언급하고 있는 월경은 인간을 여성으로 또는 남성으로 ‘성별화’시키는 메커니즘이 최대치로 작동하기 시작하는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합니다. 여성들은 특히 남성들이 주변에 있을 때는 월경에 대해 말하는 것을 창피하게 느낀다. 또한 대부분의 여성들은 월경혈을 더럽게 생각합니다. 이는 여성의 몸에 대한 남성 중심적 관점을 통해 지배적으로 생산되고 유통되는 과학적 지식의 또 다른 행태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단어 뜻을 몰랐다는 이유로 사용해왔더라도 잘못된 것입니다. 좀 더 관심을 가 지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면 충분히 이 사회는 무지로 가득 찬 곳이 아니라 양성평등한 사회가 되었을 것입니다. 남녀차별은 인간이 만들어냈기에, 인간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저 살아온 세월을 탓하며 익숙하다는 이유로 개선하고자 하는 생각을 귀찮아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소한 단어 사용부터, 과학자들의 연구 방식부터, 늘 하던 월경부터 여성의 인권은 깊이 침해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사소한 것부터 하나하나 고쳐나가기 위해 노력하며 평소 언행에도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참고: 여성만 가는 여대 약대가 남녀차별?… 헌재“평등권 침해 아니다”-여성신문(2020.7. 25)
여자, 뇌, 호르몬-사라 매케이
언어의 줄다리기-신지영
월경의 정치학-박이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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